2025년 3월 4일,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인 넥스트레이드(NEXT Trade)가 출범한다. 이는 70년 동안 한국거래소(KRX)가 독점해왔던 주식 거래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 기존 정규 거래소 외에 새로운 전자거래 플랫폼이 생기면서 투자자들은 더 긴 거래 시간, 낮은 수수료, 새로운 주문 방식 등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체거래소가 활성화되어 있어 거래소 간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번 넥스트레이드 도입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체거래소 출범이 개인 투자자 및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본문에서는 거래 시간의 변화, 새로운 주문 방식 도입, 그리고 거래 비용 절감 효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거래 시간 확대, 직장인 투자자의 새로운 기회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하는 부분은 주식 거래 시간의 확대다. 기존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 개장, 오후 3시 폐장이라는 제한된 거래 시간을 유지해 왔는데, 이러한 운영 방식은 특히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낮 시간 동안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불편함을 초래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규 거래 시간 전후로 프리마켓(Pre-Market)과 애프터마켓(After-Market)을 운영한다. 즉,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정규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오후 8시)으로 하루 최대 12시간 동안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는 기존보다 5시간 30분 늘어난 것이며, 특히 퇴근 후에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오전 9시 전 10분, 오후 3시 20분부터 10분간 ATS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데, 이는 한국거래소가 시가와 종가를 산출할 때 혼선을 막고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또 넥스트레이드의 애프터마켓 운영에 따라 오후 4시30분~6시 운영되는 한국거래소의 시간외단일가 시장의 거래 종목에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종목은 제외한다. 이처럼 넥스트레이드는 기존 증권 시장의 단점을 보완하며 보다 유연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주문 방식 도입, 정교한 투자 전략 가능
기존 한국거래소에서는 시장가 주문, 지정가 주문(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 등 5가지 주문 유형을 제공했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는 여기에 2가지 새로운 주문 유형을 추가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더 정교한 매매 전략을 구사할 기회를 제공한다. 새롭게 추가되는 주문 방식 중 중간가호가(Mid-Price Order)는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주문이 자동 조정되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도 적정 가격에 매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스톱지정가호가(Stop-Limit Order)는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지정가 주문이 실행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주식이 5만 원 이상 상승하면 5만 2천 원에 매도하도록 설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거래소 역시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맞춰 이러한 새로운 주문 방식을 함께 도입할 계획인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보다 다양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단순한 매매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투자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 비용 절감, 투자자 부담 완화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거래 수수료 인하다. 기존 한국거래소(KRX)의 거래 수수료와 비교했을 때 넥스트레이드의 수수료는 20~40% 저렴한 0.00134~0.00182%이며, 같은 조건에서 매매할 경우 넥스트레이드를 이용하면 거래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특히,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후 4월 30일까지 모든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는데, 이는 초기 투자자 유입을 촉진하는 전략이자, 기존 거래소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기존의 홈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주문 시 호가창에 KRX(한국거래소)와 NXT(넥스트레이드)가 함께 표시되며, 투자자가 원하는 조건에 따라 최적의 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다. 투자자가 주문을 제출하면 KRX와 NXT의 가격을 비교해 더 유리한 조건의 거래소로 자동 주문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A 주식을 5만 원에 매수하려 할 때 KRX는 4만 9500원, NXT는 4만 9000원에 매도 호가가 나와 있다면, 더 저렴한 NXT로 주문이 체결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자동화된 주문 배분 시스템(SOR, Smart Order Routing)은 거래 비용을 줄이고, 투자자의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 시장의 경쟁 체제 도입, 투자자에게 유리한 변화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은 국내 주식 시장의 독점 구조를 깨고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거래 시간이 확대되면서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유연한 거래 환경이 제공되며, 새로운 주문 방식 도입으로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또한, 거래 수수료가 낮아짐에 따라 투자자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에 따른 한국거래소의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